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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문

부산대학교·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합격자 09학번 최우재 N

No.584872
  • 작성자 행정실
  • 등록일 : 2016.12.27 00:00
  • 조회수 : 1648

한순간의 용기

천마인재학부 09학번

행정고시트랙

최우재

 

시작하며

 

안녕하십니까? 부산대학교와 경북대학교 2017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 최종합격자 최우재입니다. 이렇게 제 이야기를 여러분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어 무척이나 기쁘면서도 한편으로 한없이 조심스러워집니다. 특별한 공부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제가 좋다고 생각하는 방법들로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그저 제가 공부한 방법을 간단히 소개하고 수험생이 궁금해할만한 것들에 대해 조금 써봤습니다. 과장없이 최대한 솔직하게 쓰려고 했습니다. 제가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가 부디 후배들께 해가 되지 않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더는 바랄 것이 없을 것입니다.

 

 

로스쿨의 지원계기

 

이번에 로스쿨에 진학하게 된 우리 학부생들 가운데 제가 한 가지 특별한 점이 있다면 로스쿨 트랙이 아닌 행정고시 트랙이라는 점입니다. 대학생이 된 후 오랫동안 진로를 확실히 정하지 못하고 방황했었습니다. 행정고시 트랙에서 시작하여 로스쿨, 사기업도 생각해보았고 다시 행정고시로 방향을 돌렸었습니다. 아마 전 학부를 통틀어 트랙을 가장 많이 바꾸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동기들조차 제가 어떤 트랙에 속해있는지 몰라서 몇 번을 묻곤 했습니다. 한 번은 혼자서 C언어를 공부하며 컴퓨터 분야의 길도 생각했었습니다. 부모님의 권유로 시작했던 행정고시 준비가 도무지 저에겐 맞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행정학과 정치학을 공부하며 회의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어느 날 친구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친구가 로스쿨을 준비해보는 것은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마침 LEET 원서접수를 일주일 정도 앞두고 있었습니다. 오래전 로스쿨 트랙에 있으면서 법학에 깊은 흥미를 느꼈던 저였기 때문에 이게 제 기나긴 방황의 돌파구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원서를 접수하였습니다.

그저 대학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방황 중 여러 가지를 시도했지만, 법학이 제가 아는 한 가장 저에게 잘 맞는 학문이라고 생각했고 법조인의 길에도 오래전부터 관심이 있었습니다. 로스쿨 트랙에서 다시 행정고시로 옮겼던 이유는 다만, 로스쿨 진학 후 학비에 대한 걱정과, 요즘 전문직도 살기 힘들다는 흔히 돌아다니는 말들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먼저 로스쿨에 진학한 동기들과 후배들을 보며 돌아가기엔 늦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열의도 없이 허비하는 나날들을 생각했을 때, 언제가 후회할지라도 제가 흥미를 느끼는 길에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LEET

 

갑작스럽게 시작한 로스쿨 준비라서 LEET를 따로 준비한 시간은 한 달 반 남짓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절대 1~2개월의 공부만으로 고득점 할 수 있는 시험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엔 행정고시 준비할 때 공부했던 PSAT(Public Service Aptitude Test:공직적격성테스트)LEET(Legal Education Eligibility Test:법학적성시험)와 크게 닮아있기에 짧은 시간의 공부로 나름의 고득점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운이 따라주어 제가 맞힐 수 있는 문제들이 많이 출제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지고 있던 LEET 수험서나 모의고사 문제가 없었을 뿐더러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에 기출문제만을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하루에 시간을 재서 한 세트에서 두 세트 정도 풀고 나서 틀린 문제들을 다시 보며 왜 틀렸는지를 생각했습니다. 시험까지 얼마가 남았느냐에 따라 공부법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 언어이해

PSAT의 언어논리와 비교해서 지문이 조금 더 길지만, 공부법이나 풀이에서 본질적으로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푸는 방식에는 각자의 방법이 있겠지만 보통 지문부터 보느냐, 문제부터 보느냐로 갈리는 것 같습니다. 저는 두 방식 모두 시도해보았지만 큰 차이를 느끼진 못했습니다. 저는 평소에 하던 대로 지문부터 쭉 읽어서 이해한 후에 문제를 보는 방법을 취했습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풀이를 해보고 자신에게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배경지식에 대해서는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합니다. 배경지식이 있다면 분명히 글을 이해하는 속도와 깊이가 달라집니다. 따라서 시험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면 틈틈이 독서를 통해 배경지식을 쌓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험이 가깝다면 배경지식 쌓기보다는 문제풀이에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전 평소의 독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개인적인 경험과 주변 수험생들을 봤을 때 독서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 보통 고득점을 합니다. 독서를 안 하고 고득점을 할 순 있어도 다독하는 사람이 저득점 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2) 추리논증

PSAT의 상황판단에 비해 퀴즈형 문제가 적고 법과 관련된 문제가 좀 더 많다고 느꼈습니다. 퀴즈형 문제는 매년 그 비중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퀴즈형 문제는 맞혀도 다시 보면서 효율적인 방법을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법 관련 문제에서는 예전에 들어두었던 법률용어 등이 지문과 문제의 이해를 빠르게 하고 친숙함을 느끼게 해 도움이 되었습니다. 갑자기 진로를 로스쿨 쪽으로 바꾸는 분이라면 법학 교양수업을 하나 정도 수강해서 법률용어와 법조문에 익숙해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3) 논술

짧은 시간 안에 논술 실력을 끌어올리기는 힘들다고 생각했습니다. 시간 날 때 주변에서 구한 LEET 논술 수험서를 보면서 어떤 식으로 문제가 제시될지, 어떤 식으로 글을 써내려 가야 할지 정도만 생각해보았습니다. 준비가 부족했던 탓인지 시험 당일 논술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잘 쓰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방법을 제시해 드릴 순 없지만, 저의 실수에 비추어 볼 때 글의 방향의 빠른 결정, 문제 간의 시간배분은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공인영어성적

 

토익을 치기 전 수험서를 가지고 중요문법 등을 점검하고 시험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을 위주로 암기하였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LC MP3 파일을 구해서 반복하여 들었습니다. 평소 팝을 좋아하여 많이 듣고 가사를 해석해보기도 하고 미국 드라마를 자막 없이 보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영어에 대한 꾸준한 관심 덕에 나쁘지 않은 점수를 얻은 것 같습니다.

영어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일단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쯤 되는지 점검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일찍 시작하시어 집중적으로 공부하시고 최대한 높은 점수를 얻어두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기소개서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일단 지원하려는 각 대학원의 질문을 확인하여 제 나름대로 써보고 먼저 로스쿨을 진학했던 동기에게 첨삭을 부탁했습니다. 사실의 나열보다는 원인과 결과가 명확히 드러나도록 노력했습니다. 또한, 진부한 표현은 최대한 피했고 법학에 대한 자신감과 포부를 확실히 보여주려 했습니다. 지원동기와 진로계획 등은 두 개의 자기소개서를 똑같이 쓰지 않고 지원하려는 대학원이 어디에 특성화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거기에 맞춰서 썼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검토하고 고치는 것입니다.

 

 

면접

 

로스쿨 면접에 관련된 책을 구해서 봤습니다. 시사적인 문제가 나올지 몰라 신문도 틈틈이 확인하면서 제 의견을 결정했습니다. 제시된 글을 읽고 준비할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안에 대해 자신의 태도를 미리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복장이나 태도, 자세 등은 너무나 당연한 얘기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도 인터넷과 주변의 조언들을 참고하여 복장을 준비하고 자세를 점검했습니다. 태도와 자세는 단시간에 고쳐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면접장에 들어가서 어떻게 인사하고 어떻게 앉아서 어떻게 말할지 계속해서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있도록 연습했습니다. 보통 자신은 스스로 무엇이 잘못됐는지 모르기 때문에 스터디를 통하여 교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실제 면접에서는 최대한 자신 있게 말하려고 했으며, 제 앞말과 뒷말이 모순되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또한, 제시된 이슈와 관련되어 알고 있는 뉴스와 지식을 언급하며 최대한 활용하였습니다.

 

 

그 외

 

1) 스터디에 대하여

저는 행정고시를 준비할 때도 그렇고 로스쿨을 준비할 때도 역시 스터디를 하지 않았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PSAT이나 LEET의 풀이를 공유하는 것이 새로운 풀이방법이나 관점을 제시할 수 있겠지만, 얻는 것에 비해 너무나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혼자 하는 것이 좀 더 많은 문제를 풀고 반복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면접 또한 스터디를 안 했지만 면접은 분명 스터디의 장점이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LEET 스터디가 무용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제가 행정고시 준비할 때 스터디를 했었다면 그쪽에서 좀 더 나은 결과를 얻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저는 그저 혼자 하는 공부를 더 선호했을 뿐입니다. 스터디가 주는 장점은 분명 있을 것입니다. 혼자 해나갈 의지가 부족하다면 스터디를 통해 반강제적으로라도 공부를 해나가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자신의 상황을 잘 판단하시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2) 컨디션 관리

LEET를 준비할 때는 절대 무리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날의 제 기분과 몸 상태 등을 고려하여 몇 세트를 풀 것인지 결정하였습니다. 휴식시간엔 짧은 드라마 한 편 정도를 보거나 독서를 하였습니다. 한 달 정도의 기간이었던 만큼 평소에 즐겨하던 게임은 준비기간 내내 끊었습니다. 피곤함을 줄이기 위해 운동도 그만 두었습니다. 시험 하루 전에는 한 세트 정도만 풀어보고 지금껏 모아둔 기출문제 중 틀린 문제를 쭉 훑어보며 편한 마음을 갖는 데에 집중하였습니다.

면접을 준비할 때에는 자신이 없었던 만큼 더욱더 정신 관리에 힘썼습니다. 면접관들 앞에 앉아있는 저를 최대한 선명하게 그려보면서 당일에 긴장하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쓴 뒤로 면접 때까지는 최대한 여유를 가지고 하고 싶은 것도 하면서 준비했습니다. 면접과 같은 상황에서 제가 얼마나 긴장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평소에 여유 있는 척 스스로에게 허세를 부리며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도 불어넣었습니다.

 

 

마치며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란 시를 좋아합니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와 미련은 누구나 갖기 마련입니다. 그 후회와 미련을 줄이기 위해 과감히 진로를 바꿨습니다. 그저 한순간의 용기가 필요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현재 진로에 대해 확신이 없고 로스쿨에 관심은 두고 있으나 쉽게 발을 떼지 못하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충분히 가능하고 늦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 또한 먼저 로스쿨을 준비해온 사람들과 경쟁할 생각을 하면 막연한 막막함을 느꼈습니다. 제가 합격했듯이 다른 분들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믿습니다. 특히나 행정고시를 준비하시던 분들은 훨씬 더 수월히 접근하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로스쿨 합격은 절대 저만의 힘으로 이룬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언제나 굽어살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힘든 가운데 물심양면으로 저를 믿고 지원해주신 부모님을 비롯한 우리 가족들, 많은 격려해주신 여러 교수님, 주위에서 함께 해준 여러 친구와 동기·후배들, 축하해주신 학교 밖의 많은 분께 감사합니다. 천마인재학부와 고시원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장학혜택은 물론 인터넷강의 지원, 열람실의 제공은 공부할 때 신경 쓰이는 금전적 문제와 장소의 문제 등을 해결해주었고, 교수님들의 관심과 조언은 언제나 제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동기를 부여하였습니다. 이 기회를 빌려서 그 모든 것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로스쿨로 돌아서게 된 운명의 전화를 걸어주고, 후에도 공부의 진행을 점검해가며 채찍질과 격려를 끊임없이 해주었으며, 자기소개서의 첨삭과 각종 정보를 제공해준, 저의 각별한 친구이자 은인인 천마인재학부 09학번 김민규 변호사에게 특별히 고마움을 표합니다. 감사합니다.